-덩치 커진 경찰 모셔간다…이제 '전관' 아닌 '전경예우' 논란…경찰 중심의 수사 대비하는 로펌들…벌써부터 ‘전경예우’
[부자동네타임즈=조영재 기자] 오는 10월2일 검찰청이 해체됨에 따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정원이 2874명으로 확정됐다. 검사가 검찰에서 중수청으로 옮겨올 경우, 지검장급은 1급, 차장·부장검사급은 2급, 법조 경력 10년 이상 평검사는 3급, 10년 미만은 4급으로 각각 임용된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중수청 개청준비단장)은 8월4일 조직과 정원, 인사 관리 등을 담은 ‘중수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와 ‘중수청 수사관 임용령’ 제정안을 마련해 이튿날인 5일부터 10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8월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진행 상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중수청은 본청과 6개 지방청으로 구성된다. 본청은 수사 지휘·감독, 인권보호를 담당하고 서울지방중수청을 비롯한 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지방청은 관할 지역의 중대범죄수사를 맡게 된다.
정원 2874명 가운데 수사관은 2567명(89.3%), 일반직 공무원 등은 307명(10.7%)이다. 본청과 6개 지방청에 각각 396명과 2478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특히 이 중 서울청에만 1089명이 배치된다.
반부패·공공·증권범죄 등 전국 검찰청의 직접수사 부서 인력이 검사와 수사관을 모두 합쳐 700여명인 것을 감안할 때, 3000명 수준에 달하는 중수청 규모는 특별수사 전문 조직으로서는 전례 없는 규모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조직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와 사이버범죄, 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 수사 체계에 맞춰 구성된다.
서울청에는 보이스피싱·금융 범죄·가상 자산 합동수사과, 수원청에는 마약합동수사과, 대전청에는 국가재정범죄합동수사과가 신설된다. 서울청에는 사회약자범죄특별수사과도 설치된다.
중수청 인력은 검찰청에서 넘어오는 검사·수사관으로 채운다는 것이 준비단 측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검찰청 소속 검사와 수사관을 대상으로 별도 시험 없이 2027년 4월30일까지 중수청 임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경찰과 변호사, 회계사 등은 경력 경쟁 채용 시험으로 선발한다.
또 검사의 직급은 지검장급을 1급, 차장·부장검사급을 2급, 그 외 법조 경력 10년 이상을 3급, 10년 미만을 4급으로 정했다. 검사는 일반직 공무원과 같은 계급 체계를 적용받지 않지만 통상 초임부터 3급 상당의 대우를 받아왔다.
아울러 권한 집중을 막기 위해 중수청 수사관의 임용권은 대통령과 행안부 장관, 중수청장에게 나눠 부여된다. 대통령은 1∼2급 수사관을 임용하고, 행안부 장관은 파면·해임을 제외한 3∼5급 수사관의 임용권을 행사한다. 중수청장은 1∼5급 수사관의 임용 추천권과 5급 전보권, 6급 이하 수사관 임용권을 갖는다.
중수청 우수 수사관에게는 특별승진 기회를 주고, 6급 이하 수사관의 특별 승진 비율은 30% 이상이 되게 한다. 5급 이하 수사관은 심사 승진과 함께 승진 시험을 통해서도 승진할 수 있도록 했다. 근무 성적이 저조한 3급 이상 관리자는 적격 심사를 거쳐 부적격 시 직권면직할 수 있도록 했다.
준비단은 8월5일부터 12일까지 전국 18개 지검에서 검사, 검찰 수사관 등을 대상으로 임용 설명회를 열고, 7일부터 20일까지 신청을 받아 9월 말까지 임용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중수청 본청과 서울청은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빌딩에 함께 입주하며 임대차 계약을 마쳤다.
부산청은 부산 강서구 퍼스트월드, 대구청은 대구 남구 남산빌딩, 광주청은 광주 북구 한경빌딩을 사용한다. 대전청은 우선 세종시 민간 건물에 입주한 뒤 옛 대전세무서 부지에 청사를 신축해 이전할 예정이며, 수원청은 경기신용보증재단 사옥에 임시 입주한 뒤 내년 초 본청사로 이전한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은 자체 시스템 구축에 3년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해 우선 경찰청 KICS를 개편해 사용한다. 개청일에는 사건 관리 등 필수 기능부터 열고, 나머지 기능은 연내 단계적으로 개통할 계획이다. 김민재 단장은 “중수청 출범은 검찰청 체제에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실현하는 검찰 개혁의 중요한 단초”라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전문 수사기관으로 출범시키겠다”고 했다.
수사관만 2567명 ‘매머드’…검사 경력 등 따라 1~4급 차등화
경력 10년 내외 검사 3~4급 임용…본청에선 수사 지휘·감독 등 맡아…6개 지방청 ‘7대 중대범죄’ 수사
10월2일 검찰청이 78년 만에 문을 닫고 중수청이 문을 열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 개혁은 마침표를 찍게 된다. 검사들 사이에선 임용 계급과 관련해 회의적 반응이 나온다.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이 같은 내용의 ‘중수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및 ‘중수청 수사관 임용령’ 제정안을 8월5∼10일 입법 예고한다고 4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중수청은 수사와 공소, 재판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 전국 6개 고등법원에 대응한 서울·수원·대전·부산·대구·광주 등 6개 지방청과 본청으로 구성된다. 본청이 수사 지휘·감독, 수사 및 인권 보호 정책 등을 맡고, 각 지방청이 관할 구역 내 ‘7대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구조다.
중수청 정원은 특정직 공무원인 수사관이 2567명, 나머지 307명은 일반직 공무원 등이다. 본청은 차관급 청장, 1급 차장 등 396명, 6개 지방청은 1급인 청장을 비롯한 2478명으로 구성된다.
서울청만 차장이 3명이고 지방청 정원의 절반가량인 1089명이 배정됐다. 서울, 인천, 경기 북부, 강원 등 관할 구역이 넓고 중대범죄 사건이 집중되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가장 큰 관심사인 검사 임용은 법조 경력, 현행 검사의 보수와 처우, 종전 보직 등에 따라 1∼4급 수사관으로 차등화한다. 중수청 수사관은 1∼9급으로 구분되는데, 지검장급은 1급, 차장·부장 검사급 2급, 그 외 법조 경력 10년 이상 검사는 3급, 10년 미만 검사는 4급으로 설정됐다.

본인이 희망하면 별도 시험 없이 임용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이 특례는 2027년 4월30일까지 한시 적용된다. 보수는 중수청 임용 전후를 비교해 유리한 금액이 지급된다.
권한 집중 방지와 민주적 통제를 위해 수사관 임용권은 분산시켰다. 대통령이 2급 이상, 행안부 장관은 3~5급(파면·해임 제외) 임용권을, 중수청장은 1~5급 임용 추천권과 5급 전보 및 6급 이하 임용권을 갖는다. 또 개청준비단 측은 “중수청장은 독자적 예산 편성권도 가지는 등 상당한 자율성이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중수청 직제는 부패, 경제, 방위 사업,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 보호 범죄, 사이버 범죄, 지난 3월 도입된 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 수사에 특화된 하부 조직으로 이뤄졌다. 서울청은 경제범죄·금융범죄·반독점·반부패·마약·첨단 수사국, 다른 지방청들은 경제범죄·반부패 수사국으로 꾸려진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한 사건을 중수청이 보완 수사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를 전담할 ‘사회약자범죄특별수사’ 과 또는 팀을 설치한다.
중수청개청준비단은 5∼12일 전국 18개 지방검찰청에서 검사와 수사관 대상 임용 설명회를 열며 본격적인 인력 충원에 나선다. 7∼20일 임용 희망 신청을 받아 9월 말까지 임용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검찰 인력 중 중수청 임용 희망자를 우선 충원해 검찰 인력의 이관 규모가 정해진 뒤 경찰, 변호사, 회계사 등 외부 전문 인력 충원 규모를 판단해 경력경쟁채용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검찰 내부에선 검사의 중수청 수사관 임용 직제를 두고 “더 세부적인 내용이 나올 때까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초임 시절부터 3급 대우를 받아 온 검사들이 중수청에서 3·4급 상당으로 임용되는 것을 두고 “유인책이 될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다.
한 일선 검사는 “당장 배포된 직제만 봐서는 검사들이 중수청에 가서 연차별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건지 정확히 모르겠다”며 “검사들이 (공소청이 아닌) 중수청을 택하는 건 검사직을 그만두는 리스크를 안고 가는 건데 확실한 이점이 있지 않다면 안 가려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중수청개청준비단장인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검사 유인책과 관련해 “우수한 수사 인력이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을 잘 마련하고, 청사와 정보 시스템 등 개청에 필요한 제반 사항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덩치 커진 경찰 모셔간다…이제 '전관' 아닌 '전경예우' 논란
■‘전경예우’ 논란
“사건 의뢰가 늘어나니 저희 입장에선 좋지만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일은 아니죠.”
8월3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만난 이모(44) 형사 전문 변호사는 최근 논란이 커지는 ‘전경예우(前警禮遇·경찰 출신 전관예우)’에 대해 묻자 씁쓸한 미소부터 지었다. 경찰대 출신으로 경찰에 몸담았던 그가 변호사 업무를 개시한 건 2014년. 당시에도 일부 경찰 고위직이 대형 로펌에 영입되곤 했지만 이씨 같은 경찰 초급 간부 출신 변호사에게 ‘예우’는 낯선 단어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변호사는 최근 들어 급격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검찰청 폐지와 경찰 수사권 강화 움직임 속에 형사 피의자뿐 아니라 피해자도 경찰 출신 변호사를 찾는 추세”라며 “다만 여러 논란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경찰 출신으로서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전엔 퇴직한 고위직 판·검사들의 ‘전관(前官)예우’가 논란이었다면 이젠 경찰 출신 법조인이 각광받는 ‘전경예우’ 시대. 대형 로펌들 사이에서도 경찰 출신들로 구성된 형사팀 없인 사건 수임조차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경찰 출신 전관 영입은 필수가 됐다. 실제로 김앤장·태평양·세종·광장·율촌 등 국내 5대 로펌에 소속된 경찰 출신 전관 변호사만 150여 명이나 된다. 여기에 중소 로펌까지 포함하면 경찰 출신 변호사는 수백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막강해진 경찰 불송치 권한…5대 로펌에만 ‘전경(前警)’ 150명 포진
경찰 출신 전관 변호사들이 주목받는 이유로는 무엇보다 경찰에 집중된 수사권이 꼽힌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일차적인 수사권과 수사종결권(불송치 권한)이 부여되고 2022년엔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인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공포된 가운데 지난해 9월엔 검찰청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경찰이 형사 사법체계의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그 결과 경찰의 ‘불송치’ 권한은 과거 검찰의 ‘불기소’ 권한 못지않게 막강해졌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평가다.
대형 로펌의 한 관계자는 “경찰은 수사기관 중 가장 먼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동시에 일차적인 수사종결권도 갖고 있다 보니 대다수 사건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사실상 결정된다”며 “경찰에서 통지서를 받아본 시점에선 이미 결과를 되돌리기 어려워지는 만큼 경찰 수사 실무와 현장의 관행을 잘 아는 경찰 출신 전문가에 대한 영입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변호사 자격 없이도 법조계로 향하는 경찰 전관의 행렬은 갈수록 늘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상 일정 직급 이상의 공무원이 퇴직할 경우 직전 5년간 업무와 퇴직 후 취업 예정 기관 사이의 관련성을 심사하게 되는데, 그런 가운데서도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2021년에만 48명의 퇴직 경찰관이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수완박법이 공포된 2022년 5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로펌 취업을 위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승인을 받은 퇴직 공직자 226명 중에서도 경찰 출신이 66명(29.2%)으로 가장 많았다. 2019~2020년 3~4명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10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경찰대 출신 변호사 “좋은 현상 아니다”
지난해에는 34명의 경찰 공무원이 퇴직 후 로펌 취업을 신청했지만 8명만 취업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로펌에 취업하게 될 경찰 전관의 수는 줄어든 것이 아니라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취업 제한이나 취업 불승인 결정을 받은 퇴직 경찰관 26명 중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15명은 예비 변호사로서 실무 수습을 마치면 해당 로펌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변호사 자격을 갖춘 퇴직 공무원의 로펌 취업은 공직자윤리법상 취업 심사를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법조계 주변에선 ‘전경예우’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다. 지난달 방송인 박나래씨의 탈세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 강남경찰서 출신의 전직 경찰 간부가 박씨를 변호하는 법무법인 광장에 합류한 게 대표적이다. 광장 측은 “해당 변호사는 박씨 사건 고발 전에 이미 입사가 결정됐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자리를 옮겼다는 점에서 공직윤리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은 모양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도 “사건을 직접 수사하지 않았더라도 수사 내용과 방향을 보고받고 의사 결정 과정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큰 책임자가 피의자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로펌에 재취업한 것은 전형적인 이해충돌”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형사사법 체계가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우려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법조 윤리 전문가인 나지원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검찰청 폐지 등 형사사법 체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잇따르다 보니 공직자 윤리와 관련한 제도에도 허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변호사로 등록하면 변호사 윤리 규정에 따라 관련 사건의 수임 제한 등이 적용되는데, 전직 경찰관에 한해 또 다른 제한 규정을 추가하는 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검찰의 폐해 반복 우려” 목소리도
과거 검찰 출신 인사의 전관예우가 도마 위에 오르곤 했던 것과 마찬가지의 폐해가 ‘전경예우’ 과정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한 로펌 관계자는 “과거 검찰이 가진 권력은 수사를 지휘하며 기소하는 게 아니라 기소를 하지 않는 ‘불기소’에서 나왔다”며 “검찰에 집중된 수사와 기소·불기소 권한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형사사법 체계를 대거 손질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권한이 쏠리게 되니 로펌들도 경찰 출신 전관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의 권한이 커진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해 마련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도 전경예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수사 감찰을 재가동해 전직 경찰관을 포함한 외부인과 사건 관계자의 부적절한 접촉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일차적 수사종결권 논란에 대해서도 수사 이의 신청과 수사 심의 신청 등 보완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경찰 조직 내부의 보완책만으론 부족하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평가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검찰청 폐지 등이 논의될 때부터 우려했던 것처럼 형사사건에서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견제하고 보완 수사할 수 있는 방안이 충분히 논의되고 마련됐어야 했다”며 “지금이라도 일반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적 보완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경찰 중심의 수사 대비하는 로펌들…벌써부터 ‘전경예우’
개정 형소법 대응 분주…“경찰 언어·수사 흐름 잘 알아” 홍보…최근 6년간 이직자 148명 달해…과장·팀장급 해당 경감 49% 최다…변호사 자격 퇴직자 취업심사 제외…이해충돌 소지·수사 중립성 우려…경찰에선 사건 관계인 접촉 금지령
“34년간 수사경찰로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공직 경력을 이어왔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의 정확한 진단과 차별화된 전략 수립에서 독보적인 대응 역량이 강점.”
한 중형 법무법인은 최근 경찰 출신인 A 전문위원을 영입했다며 이같은 홍보자료를 냈다. 중간간부급인 경감을 지낸 A 전문위원의 프로필에는 “수사기관이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과 메커니즘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수사 단계에서 초기 대응이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베테랑의 시각에서 의뢰인의 상황을 명확히 진단해 드리겠다”고 적혔다.
8월4일 변호사업계에 따르면 검찰청 폐지를 약 2개월 앞두고 과거 판·검사를 대상으로 이뤄지던 로펌의 ‘전관 영입’이 ‘전경(前警)예우’로 바뀌고 있다.
참여연대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 7월까지 로펌으로 이직한 경찰 퇴직자는 148명이다. 퇴직 시의 직급은 주로 일선 서 과장·팀장급에 해당하는 경감이 49.3%(73명)로 가장 많았고, 경위(26명), 경정(22명), 총경(20명)이 뒤를 이었다.
이는 오는 10월2일 시행을 앞둔 개정 형사소송법의 파급효과다. 수사가 경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경찰 수사 절차를 잘 알고 내부 인맥이 두터운 경찰 출신들의 몸값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경찰대 출신 전문 로펌’을 자처한 B 법무법인은 “형사사건은 초동수사가 사건의 90%를 좌우한다. 초동수사부터 전략적으로 정교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경찰 언어와 수사 흐름을 가장 잘 아는 변호사”라고 로펌을 홍보하고 있다.
C 법무법인은 “경찰 수사 경력 10년 이상의 파트너 4인이 직접 조사 단계부터 판결까지 사건을 원스톱으로 설계한다. 수사기관의 논리를 예측하고 맞는 전략을 선제적으로 준비한다”고 내세웠다.
대형 로펌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법무법인 YK가 영입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20명, 경찰 출신 전문위원은 54명에 달한다. 법무법인 율촌은 올해 유진규 전 인천경찰청장(치안정감)을 고문으로, 한원횡 전 경기남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장(총경)을 소속 변호사로 영입했다.
법무법인 화우는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계장을 지낸 신재문 변호사 등 경찰 출신 8명을 영입했다. 화우는 경찰 출신 30여명으로 구성된 팀 규모를 내년엔 50명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의 로고와 표지판. 연합뉴스
한 대형로펌 관계자는 “과거보다 확실히 경찰 출신 영입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아무래도 전문위원의 경우는 역할이 한정적이다 보니 로펌 측에선 경찰대 출신을, 그보다는 경찰 출신 변호사를 선호한다”며 “수사 종결권이 검찰에서 경찰로 옮겨지니 경찰 출신들 몸값이 확실히 높아졌고, 로펌을 골라서 간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퇴직 후 취업제한과 수임제한 규정을 둔 판검사들과 달리 경찰 전관, 특히 변호사 자격이 있는 경찰은 취업심사의 사각지대에 있다. 변호사 등 전문자격을 보유한 경찰이 법무법인 등 관련 직종에 취업하는 경우 취업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 퇴직자의 잇단 로펌행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선 이해충돌 소지와 함께 수사 중립성과 공정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선 경찰에서도 경계령이 내려지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직원들에게 로펌 등 사건 관계인과 사적으로 접촉하거나 사건 문의를 받지 말 것을 지속해 당부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제도적 대비책을 철저히 갖추지 않을 경우 이해충돌과 경찰 수사 공정성 침해가 상시 구조화될 위험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국회에서도 지난 3월 변호사 자격이 있는 경정 이상급 퇴직 경찰이 취업 제한 기관에 갈 경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도록 하는 공직자윤리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상임위원회에선 아직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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